[리포트]
서울시청 앞에 트럭이 멈추고, 한 여성이 짐을 내려놓습니다.
여성이 내려놓은 짐은 온갖 채소들이 담긴 상자와 자루였습니다. 열흘 전인 서울시청 후문 쪽에서 있었던 일입니다.
"서울시청 앞입니다. 제 뒤로 보시면 이렇게 가지, 양파, 마늘, 옥수수 등 의문의 여성이 시청 앞에 쌓아놓고 간 물건들이 여전히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. 어제까지 쌓아놓은 물건을 치워달란 내용이 담긴 구청 통지문이 붙어있는데 소용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.
가만히 있어도 땀이 날 정도로 더운 날씨죠. 채소들이 더운 날씨에 썩으면서 근처에선 악취도 많이나고요 쌓아놓은 채소 더미에서 흘러나온 액체가 도로 밖까지 흘러가고 있습니다."
여성은 왜 이 물건들을 잔뜩 쌓아 놓고 갔을까요?
[서울시청 관계자]
"도대체 왜 갖다놨냐 이유가 뭐냐 했더니 '아 자기는 시장님 만나기 전까진 절대 말할 수 없다'라고…. "
[서울 중구청 관계자]
"그 청과물을 좀 (서울)광장에서 팔 수 있게 해달라고 했나봐요.서로 설득하는 과정에서 아주머니가 그걸 거기 쌓아두신 거예요."
"서울광장에서 물건을 팔게 해달라" "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게 해달라" 이 두 가지 요구사항인 것 같습니다.
결국 뜻대로 안 되니 채소 더미를 쌓아놓고 사라졌고 폭염에 악취가 진동할 정도로 썩고 있는 거죠.
문제는 마음대로 치울 수가 없다는 겁니다.
이유를 설명드리기 위해 지난달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.
[서울 성동구청 관계자]
"쓰레기인데 대부분 옥수수 껍질이었고, 박스 안에 생선 머리랑 넣어놓고 악취가 발생하고 그랬나 봐요."
지난달 말 서울 성동구청 앞에도 누군가 옥수수껍질 등 쓰레기를 잔뜩 버립니다.
악취가 난다는 민원을 접수한 구청이 쓰레기를 치웠는데 여성 한 명이 와서 왜 자신의 짐을 치웠느냐며 항의하고 경찰에 고소까지 했습니다.
당시 보상금도 요구한 걸로 알려졌는데요. 이 여성이 이번 서울 시청 앞에 채소를 쌓아놓고 간 여성과 동일 인물이란 게 관련 구청 등의 설명입니다.
결국 서울 중구청도 이 여성이 비슷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만큼 물건을 치워달라는 내용의 추가 통지문을 붙인 뒤 다음 주에 치울 계획입니다.
사건파일이었습니다.